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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s - 2010.12.10] Uplifted

2010.12.23 07:54

anonymous 조회 수:7172

http://www.eveonline.com/background/potw/default.asp?cid=20-12-10

번역 :  Hugo Syrus

 [2010.12.10] Uplifted.jpg

Uplifted - '떠올려지다'

 

시선을 바로 그곳으로 향하고 있던 사람들조차 약간의 뒤틀림밖에 알아채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

킬로미터에 걸쳐 별 한개 크기의 중력이 생성되었고, 이는 짧은 시간 동안 시공간을 한 점으로 압축하였다.

물리 법칙을 속인 이 중력자 파장이 잠잠해지며 나타난 반향이 생성한 것은 웜홀이었다 - 우주의 전혀 다른 두

장소를 연결하는 연결 통로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건의 지평선이 만들어지자 이는 기분 좋게 노오란 태양빛을 쬐고 있던 그 바로 아래 행성의 경고 센서를

작동시켰다. 현지군이 대응하려 했지만, 그들이 무언가 하기도 전에 산샤의 자가 번식 바이러스가 이 항성계의

모든 주 구조물 - 성계간 관문, 정거장, 심지어는 행성간 통신망까지 - 을 감염시켰다. 이 침습성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사회 기반 시설, 주둔지, 그리고 그들이 시인하지는 않았지만 갈란테 연방의 거의 모든 해군선을

무력화시켰다.

 

그 후 웜홀은 타는 듯한 흰 빛의 덩어리를 방출하며 사악하게 생긴 가시를 여기저기 단 둥글납작한 함선들을

내보냈다. 빛이 일렁이는 관문에서 수백이 쏟아져 나와 무력화된 행성의 하늘을 수 광년에 이르는 거리에 걸쳐

뒤덮었고, 거의 물고기나 다름없이 헐거운 대형을 유지하며 이들은 다시 사방으로 흩어졌다. 집중된 파괴적

전자기파를 일괄적으로 발사하며, 이들은 궤도상에서 모든 방어 시설과 통신 위성을 싹쓸어 버렸다. 지상에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밤하늘을 쪼개는 황금색 레이저빔의 환한 빛은 산샤가 나타났다는 첫번째 신호였다.

 

행성 저궤도를 확보하고 나서 산샤 함대는 두 번째 함대가 웜홀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새로

도착한 함선들은 선두와 달랐다. 전투 함선들의 화물칸을 잡아먹는 덩치큰 워프드라이브 대신 이들은

휑뎅그렁한 화물칸을 가지고 있었고, 이 수많은 열과 층의 감방으로 이루어진 특수 화물칸은 인간형 '승객'들을

태우기 위한 것이었다. 이 함선들은 서넛씩 편대를 이루어 방해받지 않고 차례차례 대기권 속으로 내려갔다 -

이는 마치 완벽하게 연출된 유성우를 보는 듯 했다.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열 때문에 구릿빛으로 빛나던 이 배들이 만든 혼을 빼놓는 장관은 곧 공포로

바뀌었다. 이들은 상공 수백미터 위에서 정지한 뒤 화물칸 문을 내렸다. 끔찍한 긁는 소리를 내며 미끄러져

빠진 문은 빛을 받아 반짝이는 조그마한 벌레떼 같은 것들을 풀어놓았다. 모여 있을 때나 겨우 보일 듯 말 듯한

크기의 이 아주 작고 가벼운 인공 기생충들은 모든 인구 밀집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열린 창문, 노출된 환기구

등 - 심지어는 배기구(이 행성에서는 다른 인구가 많은 행성에서 쓰이는 제대로 된 배기구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까지 통해서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피해자들이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기도 전에 나노로봇들은 외피를 뚫고 들어가 핏줄

속을 돌아다니다 척수에 달라붙었다. 충분한 숫자가 한명 안에 모일 때마다 이들은 규칙적인 전기 펄스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이 펄스는 뇌의 고등 기능을 방해할 만큼 강하진 않았지만 목 아래의 단순한 신경 통로를

지배하기에는 충분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질러 대고, 몸부림도 쳐보며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의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이들은 희미한 초록색으로 빛나는 광폭 트랙터 빔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이는

수천의 사람들을 공중으로 띄워 올렸다. 통제를 잃은 그들의 몸은 저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드랍쉽을 향해

천천히 끌어올려 질 뿐이었다.

 

그러나 이 때 어둡던 하늘이 여러 가지 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반짝거리는 푸른색 폭발과 눈부신 적색

비행운이 밤하늘 사이로 긴 자국을 남겼다. 캡슐리어들이 도착한 것이다.

 

처음에는 몇몇만이 산발적으로 나타났지만, 곧 여러 조직화된 일행들이 속속 도착하여 행성 고궤도의 전장으로

워프한 뒤 거침없는 공격을 감행했다. 이들이 끌고 온 함선들의 고급 전자장치와 강력한 방어장치는 산샤의

바이러스를 가볍게 무시해 버렸고, 곧 비오듯이 쏟아지는 유도 미사일, 포탄, 그리고 크래킹 불가능한 공격용

드론들이 산샤 함선들을 혼쭐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략자들도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고 차례대로 한 목표물을

골라 화력을 집중시켜 제거하는 수법을 쓰며 대항했다.

 

지상 작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되자 산샤 드랍쉽들은 동시에 지상에서 떠올랐다. 아직 다 차지는 않았지만 이미

수만에 이르는 시민들을 태운 채 이들은 고체연료 제트로켓을 사용하여 대기권 위로 치솟아 올라간 뒤 안전한

웜홀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양 측에서 발사된 빗나간 무기들 중 일부가 드랍쉽의 상당수를 파괴하거나

행로에서 이탈시켰고, 몇몇은 선체에 구멍이 난 채 마비된 사람들을 우주 속으로 흘려보내기도 했다.

 

전투는 한 시간 이상 지속되었고, 양측 사이의 허공은 사라져가는 입자 물질, 파괴된 우주선들의 일그러진

잔해, 그리고 이것들을 몰던 선원들의 시체로 자욱해졌다. 이쯤 되자 산샤의 구식 전투용 함선들이

캡슐리어들의 강인한 함선들에 속속 파괴당하면서 전세는 캡슐리어들 쪽으로 기울었다.

 

이 때, 웜홀은 다시금 진동하며 지역 내 모든 함선의 센서를 마비시켰다. 스캐너가 재가동하여 목표물을

탐색하자 한 새로운 형체가 드러났다: 장갑판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두꺼운 에너지 쉴드 장막에 둘러싸인

캐리어가 나타난 것이다. 이 거대한 흉물덩어리의 옆면에는 전투기 격납고가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닫혀

있었다 - 전투기 사출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캐리어의 보조 축전기가 가동하였고, 여기서

만들어진 과도한 전력이 중계 스위치를 통해 쉴드 방출기에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생성된 쉴드장은 일반

쉴드보다 훨씬 강력했지만 매우 불안정했다 - 바로 이것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엄청난 에너지 폭발이 구체의 형상을 이루며 퍼져나갔고, 대전된 중력자의 강력한 으스러뜨리는 힘은 함선들을

물리적으로 밀쳐냈다. 대형 함선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기 위해 고안된 이 공격에 공격용 드론들은 피격 즉시

녹아내려 반짝거리는 뜨거운 쇳덩어리가 되었다. 소형 캡슐리어 함선들은 한두번의 공격은 견뎌냈지만 이것이

다섯 번 쓸고 지나가자 순양함보다 작은 것들은 모두 남김없이 분쇄되어 버렸다.

 

하지만 캡슐리어들은 새 탄약을 장전하고 탄도를 조절하며 신속히 대응했다. 도착한 후 몇 초가 지나자마자

산샤 캐리어는 무기의 세례 속에 파묻혔다. 지져대는 레이저, 장갑 관통용 철갑탄, 전술 탄두, 고열의 플라즈마

볼트 등이 산샤 캐리어의 놀랍도록 강력한 쉴드조차 견디지 못하고 바닥날 때까지 비오듯 쏟아졌다. 통제를

잃자 캐리어는 기우뚱했지만, 곧 끈질긴 캡슐리어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선체의 각 부분을

조각내는 작은 폭발이 몇 번 이어진 뒤, 원자력 융합로에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이 터져나와 내부를

통째로 전소시켰고 뒤에 남은 것은 조금씩 조각들이 떨어져 나오는 그슬린 상부 구조만을 남긴 껍데기

뿐이었다.

 

기함이 파괴되자 웜홀을 유지하던 신호가 사라졌고, 웜홀은 불안정하게 떨리더니 계속되던 통신 잡음과 함께

증발해 버렸다. 떨떠름하게 평상시로 돌아간 이 성계에서의 침략은 끝났지만, 전쟁 자체는 끝남과 거리가

멀었다. 이후 잔해 인양을 하거나 서로 티격태격거리기에 바쁜 캡슐리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작은 그룹을

지어 차례대로 워프해 멀어져갔다. 캡슐리어들은 산샤의 다름 침략지가 어디가 될 지는 몰랐다 - 하지만 각

제국의 방어 체계가 무력화되어 쓸모없어진 상황에서, 그들만이 뉴 에덴을 지킬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은

분명했다.